[연합뉴스-이희용 기자]
이주민과 의미 있는 상호교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상적인 접촉만 할 경우 이주민 집단에 경계 의식이나 부정적 감정을 가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동훈 한양대 SSK다문화연구센터 전임연구원과 양경은 성공회대 사회융합자율학부 교수는 최근 학술지 '사회과학연구' 제46권 제1호에 실은 논문 '일상 속 이주민 목격과 대중매체의 이주민 재현이 다문화 수용성에 미치는 영향'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진은 '2015년 국민 다문화 수용성 조사' 대상자 3천975명의 사례를 분석해 집단 간 직·간접 접촉 효과와 상호작용 가설을 검증했다.
그 결과 면대면의 의사소통을 수반하는 밀도 있는 접촉이 아니라 대중교통·쇼핑센터·길거리 등에서 마주치는 등 피상적으로만 접촉하면 이주민에 낯선 감정을 불러일으켜 다문화 수용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 수용성은 나이가 적을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성별과 소득 수준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미디어는 다문화적 소수집단을 억압하고 차별하게 만드는 위험성과 함께 사회통합·인식 개선에 도움을 주는 효용을 지닌 이중적 존재인 것으로 드러났다. 봉사활동을 하고 한국인과 화합하는 등 선량하게 비치거나 노동·임금과 관련해 불이익을 받는 것으로 비치는 이주민을 자주 접할 때 다문화에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발견됐다.
반면, 대중매체에서 불법체류자나 범죄자와 같이 불안정하고 위협적인 이미지의 이주민을 자주 접하는 경우 다문화에 수용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다문화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 놓인 한국 사회에서는 이주민과의 직접 접촉 빈도가 당분간 낮게 나타날 수밖에 없어 대중매체를 활용한 이주민 접촉이 중요하다"면서 "예컨대 공익광고에서 이주민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친숙함을 더하는 등 대중매체가 주도적으로 다문화 인식 개선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가 2008년 주최한 대한민국 공익광고대상 수상작. [한국방송광고공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