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 '과한 관심' 힘들어 이번 일 계기로 편견 깨졌으면
등록일 : 2017-03-16
영국 BBC 방송과의 생방송 인터뷰 도중 '깜찍한' 방송사고를 냈던 부산대학교 로버트 켈리(45) 교수(본보 13일 자 2면 등 보도)가 15일 아내와 자녀들과 함께 공개적으로 언론을 만났다.
켈리 교수의 동영상은 지난 5일 동안 페이스북에서만 2억 건 가까이 조회되며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급기야 국내외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자 공식 인터뷰 자리까지 마련됐다.
내외신 뜨거운 관심에 "와우"
보모로 오해? 기분 안 나빠!
부산대 내 인터뷰 장소에 들어선 켈리 교수의 첫 마디는 "와우(Wow)!"였다. 내외신 기자 30여 명이 모였고, 촬영 카메라도 20여 대 가량 세워진 모습에 놀란 반응이었다. 그는 먼저 "엄격히 말하면 방송사고여서 더이상 BBC와 인터뷰를 못하겠구나 생각도 했었는데 BBC가 부드럽고 유연하게 대처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또 "지난 5일 동안 언론의 요청을 거절했던 것은 예상밖의 관심에 어떻게 응대해야 할지 판단이 안 되었고, 영상에 아이들이 노출된 탓에 신중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또 "자신의 인터뷰 영상이 성차별과 인종차별에 대한 논란을 일으킨 것도 알고 있다"면서 "영상 속 여성은 보모가 아니라 아내"라고 말했다. 실시간 중계여서 아내는 프로 정신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나갔고, 또 아이들은 다치지도 혼나지도 않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외국인 부부로 한국에 살면서 힘든 점은 없었는지 묻는 질문에는 아내 김정아 씨가 답했다. 김 씨는 "아이들과 함께 집 밖을 나서면 과하게 관심을 가지거나 우리 가족을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져 힘들 때가 있다"면서 "무엇보다 아이들이 학교에 갔을 때 또 어떤 상황이 생길지 우려되는 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자신을 쉽게 보모로 인식한 시선에 대해서는 "과거에도 그런 경험이 있어 솔직히 기분이 많이 나쁘지는 않았고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우리나라도 이제 세계적 국적을 가진 다양한 다문화 가정이 많기에 이번 일을 계기로 그런 편견이 조금은 깨지고 변한다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경희 기자 miso@
https://youtu.be/WXRDGuKtJwI
영상제작=이성희 장미송 대학생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