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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경인일보] [월요논단] 이주노동자, 사업장 이동권의 명암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3.07.04 09:36:23
조회수
331
내용



누구에게나 이동의 자유는 주어져야 한다. 어찌 보면 이동은 모든 생명체의 권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디서 살 것인지, 무엇을 할 것인지는 오로지 개인의 선택권이다. 그러한 이유로 2015 31억명이 국가 간 이동을 하였고, 2030 64억명이 국가 간 이동을 할 것이라고 유엔은 전한다. 우리나라에도 2020 255만명의 체류 외국인이 있었다. 코로나19 2021 200만명까지 줄었던 체류 외국인의 숫자는 코로나19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이주노동자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3% 내외)을 유지하기 위해 매우 필요한 인력임을 증명하는 것으로 2050년까지 500만명가량의 외국인노동자가 필요하다고 한다.

 

고용허가제(EPS)로 국내에 들어온 이주노동자의 숫자는 현재 285681(2023 531일 기준)이다. 이들은 처음 E-9의 비자로 입국하여 총 4 10개월을 체류하며 노동할 수 있다. 그리고 재입국 특례를 받아 다시 입국하면 약 10년의 기간 동안 한국에 머물면서 경제활동을 할 수가 있다. 또한 체류하는 동안 외국인 근로자가 사용자로부터 국적, 종교, 성별, 신체장애 등을 이유로 불합리한 차별대우를 받음으로써 그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나라의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사업장 변경을 위한 사유가 인정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제약이 있으며, 이로 인해 불법체류가 양산되기에 고용허가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런데 현실은 복잡하다. 입국하자마자 높은 급여나 사업장 변경을 요구하며 태업으로 대응하는 탓에 손해를 감당하며 사업장 이동을 허락한 사업주의 하소연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사업주가 이를 거부하면 무단으로 사업장을 이탈하여 자발적 불법체류자가 되기도 한다. 국내의 모든 미등록 외국인이 사업주의 문제로 인한 불법체류자는 아니라는 말이다.

 

노동한 만큼 제대로 못받아 임금차

 

'치명적 아픔'… 귀국전에 자살도

 

'동일 노동에 좋은 대가' 같은 마음

 

그렇다면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장을 옮겨가는 진짜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사실 이주노동자들이 처한 직종별, 지역별 환경적 차이는 현저하다. 어업, 축산, 농업, 제조업, 서비스업 등의 근무환경과 임금의 체계는 천차만별일 것이다. 그리고 사업장이 도시에 위치하느냐, 농어촌지역이냐는 생활의 편의에 있어서도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그리고 노동시간이 정당하게 계산되고 임금이 지급되느냐의 문제도 있다.

 

그러니 이주노동자들에게 사업장의 이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법과 조례를 제정하는 것만이 이들의 인권증진과 불법체류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닐 것이다. 요는 직종과 지역이 다르더라도 임금과 생활환경이 엇비슷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9년 네팔 이주노동자들의 한국 내 자살률 문제로 네팔의 한국대사관과 네팔 노동부의 초청으로 네팔 현지에서 강연을 한 바 있다. 결론적으로 자살률의 증가는 없었고 체류 네팔 노동자의 숫자 대비 자살자가 증가한 것이었다. 그 당시 자살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도 문제였는데 귀국을 앞두고 자살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은 왜 귀국 전날에 자살을 택해야만 했겠는가? 같은 마을에서 함께 자란 친구가 자신과 똑같이 한국에서 이주노동자가 되었는데 근로환경의 차이가 있었고 무엇보다 임금의 차이가 컸다고 한다. 환경적 차이를 극복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노동한 만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임금의 차이는 치명적 아픔이었을 것이다.

 

직종·지역별·생활환경 차이 최소화

 

임금체계 바로잡는게 더 급한 대책

 

 

이주노동자들은 저마다 처한 상황은 다르겠지만 더 나은 삶을 꿈꾸며 한국을 선택했다. 어느 직종에서의 근무가 더 힘든 것인지를 스스로 판단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어는 서툴러도 각종 SNS를 통하여 자신의 근무환경과 조건 등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같은 시간과 노동력이 투여된다면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사업장으로 이동하고픈 마음이지 않겠는가.

 

그러니 이주노동자의 이동권 보장보다 직종별, 지역별 근로와 생활환경의 차이를 최소화하고 임금체계를 바로 잡는 것이 더 근본적이고 시급한 대책이라 생각한다. 이동권의 보장이 자칫 사업별 악순환으로 이어질까 걱정이 크다.

 

/김구용국 용인시외국인복지센터장·문학박사

 

 

출처: 경인일보(www.kyeongin.com/main/view.php?key=2023070201000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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