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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경인일보] [월요논단] ‘농촌총각 국제결혼 지원조례’ 폐지를 바라보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3.06.08 09:44:38
조회수
397
내용

인구소멸 위기감은 지방 자치단체의 오랜 고민이 되고 있다.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지방의 소도시가 처한 현실은 그 해결방안이 요원한 듯 여겨진다.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자신이 출마하는 지역의 인구를 어느 정도까지 유입시키겠다는 것을 공약으로 내세운다. 모든 출마자의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만일 출마자들이 공약이 다 실현된다면 우리나라는 초만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하튼 지방의 소도시를 중심으로 1995년 경상남도 농협을 시작으로 농촌총각 장가보내기가 추진되었다. 옌지(延吉)의 조선족 처녀들과의 단체 미팅형식으로 추진이 된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면서 인구소멸의 위기감에 있던 소도시들이 국제결혼을 추진하고 나섰다. 나이가 들어 장가를 들지 못하고 있는 총각들의 혼인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안이니 환영할 일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결혼에 성공하여 아이들을 낳아 기르면서 자신의 터전을 지킬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고맙고 아름다운 정책이겠는가? 그렇게 2004년까지 옌지에서 바이산(白山), 지린(吉林)의 처자들을 찾아다니며 국제결혼을 추진하였고 성과를 보았다

 

새삼스레 인구소멸 위기 해결 요원


1995년 경남농협 시작 '장가 보내기'

 

그런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혈통이 같고 언어가 같았지만, 중국의 조선족 처자들은 우리와의 문화적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어찌 보면 문화적 차이로 인한 언어적 소통에서도 그리 원만한 것이 아니었다. 말하자면 서로 다른 의미의 동음이의어로 소통하는 격이었다.

 

이러한 문제를 포함하여 다른 경로를 찾은 것이 2004년 경상북도 예천에서 추진한 베트남 처자들과의 결혼 추진이었다. 우리와 생김새가 비슷한 베트남 처자들은 비교적 온순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베트남 여성들과도 결혼생활이 그리 안정되지만은 않았다. 베트남은 역사적, 문화적으로 남녀평등의 전통이 있는 나라이고 민족이었기 때문이었다. 베트남의 건국신화가 이를 증명한다. 락롱권이 가장으로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지 못하자 아내인 어우꺼가 이혼을 요구한다. 그리고 부부는 아이들을 반반 나누어 양육하기로 하였으며, 어우꺼가 양육한 아이가 락롱권을 이어 왕위를 계승하였다.

 

그런 연유로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태국 등으로 결혼대상 국가가 늘어갔다. 그리고 몽골을 비롯하여 중앙아시아로부터도 결혼이민자의 수가 증가하였다. 그렇게 지속적으로 늘어난 국제결혼자는 2013 323천명에 달했다. 그런데 2022년 국제결혼자는 19만명대로 급감하였다. 이에 앞다투어 국제결혼을 지원하던 지방 자치단체들이 '농촌 총각 국제결혼 지원조례'를 폐지하거나 개정하기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당연한 일이고 마땅한 조치라고 여긴다. 인구정책을 위한 국제결혼지원이 초래한 부작용과 인권침해가 많았기 때문이다. 예로 배우자의 외부활동은 물론 출입조차 제한하면서 배우자의 한국 내 정착을 차단하거나 더디게 하였던 경우가 대표적이다.

 

마치 고용허가제로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노동자들의 한국어 교육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인 것과 유사하다. 이주노동자의 한국어 능력이 오히려 사업장에 불리할 것이라 여기는 사업주도 있다고 한다.

 

中·베트남·라오스 등 대상국 늘어


부작용·인권침해… 사고 바뀌어야

 

그런데 이는 매우 모순적이다. 작업의 효율성을 증가시키려면 보다 원활한 의사소통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이를 두려워하고 있으니 말이다. 마찬가지로 결혼이주여성의 한국어 능력향상을 통한 한국 내 정착이 절실함에도 한국어는 배우자와 주변 사람들에게 배우면 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문제는 결혼이주여성과 이주 노동자에 대한 배우자와 사업주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다면 인구정책이든 인력정책이든 그 한계가 엄연하다는 것이다. 국제결혼 자체만으로 인구정책이 완성될 수는 없다. '농촌 총각 국제결혼 지원조례' 폐지와 개정을 환영하는 이유이다.

 

/김구용국 용인시외국인복지센터장·문학박사

 

출처: 경인일보(www.kyeongin.com/main/view.php?key=2023060401000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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