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저녁뉴스]
[EBS 뉴스G]
올해 다문화 학생이 전국에서 8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대부분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우리말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엄마들의 한국말이 서툴기 때문인데요.
이들이 언어장벽을 넘어설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이상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초등학교 3학년 연호는 우리말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나고 자랐지만, 다문화 가정의 특성상,
한국어를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조 령 / 학부모
"국어 수업할 때 너무 싫어했어요. 제가 도와주고 싶어도
한국어를 잘 못 해서 내용은 얘기할 수 있지만
쓸 줄은 잘 모르니까 문제가 많이 생겼어요."
연호가 달라진 건,
언어발달교실에 다니면서부터입니다.
먼저 사전진단을 통해 연호의 문제가
부족한 어휘력에 있다는 걸 알아냈습니다.
단어와 표현을 중심으로
읽고 쓰기 위주의 일대일 맞춤형 수업이 시작됐습니다.
그렇게 교육을 받은 지 6개월.
하위 10%에 머물던 연호의 우리말 실력은
정상 발달 수준으로 올라섰습니다.
인터뷰: 문연호 3학년 / 서울 광희초등학교
"1학년 때 입학했을 때보다 선생님 이야기를
이해하기 더 쉬워졌어요."
지난해 전국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언어 교육을 받은 아동은 1300여 명입니다.
이 가운데 70%는 한국어 학습에 진전을 보였고,
43%는 정상발달 수준에 진입했습니다.
인터뷰: 김지욱 사무국장 / 서울 중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아이들의 수준에 따라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중간 중간에 진전 평가라고 해서
아이들이 어떻게 학습 발달이 진행되는지 평가해보고,
상담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사후관리가 될 수 있게끔…"
하지만 학교에선
이런 언어발달 프로그램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학교의 다문화 관련 교육은,
다문화 이해교육과 일회성 문화 체험 위주입니다.
다문화의 특수성으로 인해
언어 발달이 뒤처지는 학생들조차
일반 학습부진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인터뷰: 김중훈 정책위원 / 좋은교사운동본부
"이 학생들을 위한 한글교육이나 기초학력 지원 사업도 보면
기존의 학습부진(교육)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 학생들의 가장 강력한 필요는 학령기 초기에 언어를
정교하게 개별적으로 촉진시키고 발달시키는 게 매우 필요해서…"
‘언어장벽’에 가로막혀
출발부터 뒤쳐질 수밖에 없는 다문화 학생들.
언어 발달을 위한 전문적인
교육 지원이 필요해보입니다.
EBS뉴스 이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