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CCK 지부장·외투기업 사업가 조언
“가족 단위 정착 고려 불편 사항 살펴야”
ECCK 앤드류 밀라드(위) 부산지부장과 EWS 아시아태평양 사업개발디렉터 홀저 되르 씨. 손혜림 기자·본인 제공 부산에 20년 가량 거주한 외국 상공인들은 부울경에 걸친 산업벨트와 외국 기업 유치에 적극적인 지자체, 높은 삶의 질을 장점으로 꼽았다. 그러나 언어장벽을 포함한 정주 여건, 전문 인력의 부족은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는 데 장벽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지난달 〈부산일보〉 취재진이 만난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 부산지부 앤드류 밀라드 지부장은 비자 완화를 포함한 정주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밀라드 지부장은 “외국인이 가족 단위로 입국해 부부가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비자 발급이 원활해야 한다”며 “외국어 이름 때문에 모바일 뱅킹 이용에 지장을 겪는 일도 있는데, 사소하지만 확실한 불편이다”고 전했다.
부울경 벨트가 가진 잠재력이 크고 외국계 기업의 관심도 높지만, 기업 유치 전략이 지자체별로 단절돼 있다는 점은 아쉽다. 밀라드 지부장은 “경남과 강서, 울산과 기장처럼 부울경에 걸친 산업현장을 생각하면 싱가포르보다 비즈니스 여건이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러나 부울경 각 지자체마다 따로 기업 유치 전략을 펼치면서, 그 권역이 갖는 장점이 유치 단계에 부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WS 아시아태평양 사업개발디렉터인 홀저 되르 씨는 올해로 부산·경남 지역에서의 비즈니스 경력이 25년에 달한다. 되르 대표는 지역 내 전문 인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점은 리스크라고 짚었다. 그는 “서울에 비해 물가가 낮고 바다가 가까워 삶의 질이 높다. 지자체나 지원 기관의 적극성도 외국기업의 초기 정착에 큰 도움이 된다”면서도 “경험이 풍부한 기술자를 지역 안에서 찾는 것은 항상 어려웠고, 높은 기술을 요구하는 업계라면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언어 장벽 또한, 부산이 ‘글로벌 허브’를 지향한다면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그는 “가장 큰 어려움은 언어 장벽이었는데, 고객과 유대를 쌓고 제품의 이점을 온전히 전달하는 데 장애물이 되기도 했다”며 “독일이나 한국같은 나라는 원활한 의사소통이 중요한 만큼, 언어 실력을 키운다면 부산이 세계 무대에서 더욱 매력적이고 경쟁력있는 지역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